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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취 기록 39 - 찬물 샤워
    자취 기록 2026. 5. 19. 01:24

    창문을 열어 놓지 않아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채광이 지나치게 좋아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아침 햇살 덕분에 깨는 것 같다.

     

    물론 다시 잘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아침 6시에 일어나 다시 눈을 붙이고 9시가 넘어서 일어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큰 일은 없다. 

     

    나는 세상에서 충분히 단절됐기 때문에 내가 언제 일어나든 내게 뭐라 할 사람은 없다.

     

    물론 나 자신에게 상당한 실망을 하겠지만 나에게는 이것보다 더한 실망감도 느껴본 적이 있다.

     

    별 것 아니라는 뜻.

     

    2차 고유가 지원금 신청을 했다.

     

    탄생년도 끝자리가 6이라서 오부제를 실시할 때면 첫날에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때면 

     

    까먹지 않고 지원을 곧잘했다.

     

    오늘은 막상 먹고 나서 정한 나에게 일주일에 딱 한 번 쥐어줄 마쉬멜로를 먹었다.

     

    이제 6일을 참는다면 다음주에는 똑같은 양의 마쉬멜로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식사 후 러닝을 나갔다.

     

    이번엔 매일 뛰던/걷던 코스에서 좀 더 가봤다.

     

    걷던 중 파란색 셔츠에 넥타이를 하신 남성분이 옆에서 나를 지나쳐 가는 것을 잠시 관찰 할 수 있었다.

     

    그가 눈에 띄었던 이유는 그의 복장이 주변 사람들과 크게 달라서였다.

     

    다들 스포티하거나 후줄근한 차림으로 각각 산책을 나왔는데 유독 그의 옷차림만 포멀했다.

     

    종종 무난하고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

     

    아마도 그 평범해 보였던 넥타이가 눈길을 사로잡은 것 같다.

     

    내가 그를 지나쳐 갔을 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아마 내 앞에서 걷고 있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보고 미소를 지은것 같다.

     

    그 미소가 뭔가 기분 나빴다.

     

    설마 내가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지나칠 때도 그렇게 느껴질까-하는 걱징이 들기도 했다.

     

    좀 더 걸은 거리는 지하철 역 한 개보다 조금 더 되는 거리였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오랜만에 아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차가운 물을 몸에 뿌린다는 건 항상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마음을 가다듬는데 1분 이상이 걸렸다.

     

    그래도 처음 차가운 물이 머리를 타고 흐르고 몸에 닫을 때에 그 소름 돋는 분기를 지나고 적응이 되면 시원함에 몸을 맏길 수 있다.

     

    날도 더워질테니 앞으로 종종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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