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늦게 일어났다.
이럴 수록 내 미래가 심히 걱정 된다.
오늘은 밥을 해먹었다.
1주일간 집을 비워 걱정됐던 냉장고에 남겨둔 재료의 상태 확인도 할 겸 소세지 김치 볶음밥을 했다.
다행히 소세지는 괜찮았다. 그래도 불안하니 최대한 빠르게 먹어 치움과 동시에 식량 조절도 같이 해야지.
김치는 아직 먹을만하다.
월초에 김치 부침개를 해먹으며 확인해보긴 했지만 아직 괜찮다.
계란도 두 개를 넣어 같이 볶았다.
준비가 끝난 볶음밥은 깊은 그릇에 담아 마요네즈를 여러번 뿌려 맛있게 먹었다.
하염없이 컴퓨터를 하다 전화기가 울렸다.
저녁 6시 무렵이었다.
전화를 받아보니 내 현 자취방 계약을 도와줬던 공인중계사의 연락이었다.
공공기관의 요청으로 계약서에 수정 사항이 있어 이를 가지고 방문해달라는 이야기였다.
한 시간 후에 찾아 뵙기로 했다.
공인중개사무소는 다행히 지취방에서 아주 가까웠다.
나갈 계획이 없었는데 생겼다.
처음엔 집에서 입는 편한 복장 상태에서 자켓만 걸치고 갈까 생각했지만
이왕 나가는 김에 산책도 하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면바지에서 청바지로 갈아입고
여행 갔을 때 애용한 베이지색 모자를 썼다.
계약서는 내 가방중 하나에 고이 모셔뒀다.
이전 자취방 계약서도 함께 모아뒀는데 착오 없이 현 자취방 계약서를 작은 가방에 넣어 갔다.
사무소에 방문하니 중개사분만 자리에 계셨다.
요약하자면 현 계약된 월세가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금액이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내 월세가 적어진다는게 아니라 집주인 분이 이전 계약시 신고를 하지 않아서 월세 인상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것 처럼 보이는 것이라 계약서만 수정하고 월세는 같은 금액으로 낼거라는 것이다.
일단 별 일 아닌 것 처럼 넘어갔는데 그래도 찜찜하긴 하다.
하늘엔 구름이 많이 껴 지고 있는 태양이 보이지 않았다.
바람도 많이 불어 쌀쌀했다.
내 오랜만의 산책 계획은 머리에서 바람과 함께 날아갔다.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돌아와서는 나가기 전과 다르지 않게 주구장창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늦은 밤이 되서야 달달한 간식의 유혹이 나를 흔들었지만 간신히 버텨냈다.
얼마나 많이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며 배달앱을 뒤져보다 닫다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사실 배달앱 목록에 땡기는 메뉴가 보이지 않았던게 크긴 한 것 같다.